일본 역시 버려지는 애완견에 있어 미국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애완견 열풍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일본 내 애견인의 숫자는 증가하고 있지만, 더불어 주인의 변심이나 사정으로
버려지는 개들의 숫자 또한 전국적으로 비례하게 치솟고있다고 한다.
Susan Mercer는 캐나다 여성으로, 이런 일본의 잘못된 애견 문화 속에서 상처받고 죽임을 당하는 개들을 위해
3년 전부터 도쿠시마에 HEART라는 동물 보호 단체를 설립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아래 영상과 기사에서 수잔의 모습과 목소리 그리고, 죽음 앞에 놓인 개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지난 십 년간, 약 150만 마리의 유기견들이 일본 전역의 동물 보호소에서 죽음을 맞았다.
일본에서 일고있는 사치스런 애완견 열풍에 비교할 때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이 어두운 이면을 조명해 보고자 했다.
조사를 위한 허가를 신청한 후, 마침내 나는 도쿠시마에 있는 한 동물 보호소의 방문을 허락받았다.
그곳은 도쿄에서 1200킬로미터 떨어진 곳으로 내 손에는 디지털 카메라와 촬영용 비디오가 들려있었다.
차와 기차를 번갈아 탄지 8시간 만에 도쿠시마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유기견 안락사 현장을 지켜볼 수 있었다.
물론, 그것은 그 이후 내 삶에 가장 슬픈 일 중 하나가 되었다.
동물 보호소에는 유기견들이 일주일을 지낼 수 있는 일곱 개의 방이 마련되어 있다.
쉽게 얘기해서, 한 마리의 유기견이 이 보호소에 들어오면 한 방에서 일주일을 보내게 되는데,
이 기간에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면 8일째에는 안락사를 당하는 것이다.
방들은 넓고 깨끗했지만, 그곳의 개들은 상당히 긴장된 모습이었다.
걔 중 어떤 개들은 끊임없이 짓는가 하면, 또 다른 개들은 무기력한 모습으로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나를 본 대부분의 개들은 금새 사람에게 버려진 자신의 신세를 잊고선 반갑게 꼬리를 쳤다.
일반적으로 이곳의 유기견들이 잡종이나 떠돌이 개일거라 여기지만 순혈통의 개들도 함께 섞여있다.
동물보호 활동가에 따르면 매년 도심지역에서 버려지는 순혈통 개들의 유기 사례가 점차 늘고있다고 한다.
애완견 열풍이 한창일 때, 일부 사람들은 마치 패션 아이템을 고르듯 애견샵에서 개를 사고, 이내 키우는 것이
귀찮으면 너무도 쉽게 버려왔다. 특히, 사냥철이 끝나면 눈에 띄게 버려지는 사냥개들이 많은데, 이것은 이 개들을
돌보는데 들어가는 비용보다 새로운 사냥철에 개를 새로 사는 것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매일 오전 8시 30분은 유기견들에게 죽음의 시간이다.
이 시간에 안락사로 예정되어진 개들은 일명, 꿈꾸는 상자 Dream Box 로 내몰려진다.
이 상자에서 개들은 서서히 뿜어져나오는 '카본 다이옥신'을 들이키며 서서히 질식사하게 된다.
그곳의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개들은 공포감에 떨고 있었으며 비참한 모습 그 자체였다.
보호소의 직원들 역시 그런 모습에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
그들 대부분이 동물을 좋아해서 이곳에서 일하고는 있지만, 그들 중 누군가는 반드시 공포에 사로잡힌 개들을
향해 죽음으로 이르는 가스를 방출시킬 버튼을 눌러야만 한다. 그럴 때, 그들은 무력감과 더불어 죄책감 그리고
분노를 느낀다고 한다. 물론, 그들이 분노를 느끼는 것은 직접 보호소에 개들을 데리고 오는 주인들이다.
개들의 일주일 이후 운명을 누차 주인들에게 알려주어도 그들은 대개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주인이 자기 손으로 데려오는 애완견이 보호소 전체 개들의 1/3을 차지한다.
이쯤되면 많은 사람들이 개를 죽인다는 이유로 굳이 이곳의 직원들을 비난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이곳의 직원들은 최대한 안락사되는 개들의 수를 경감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나의 방문을 허락한 것 역시, 이곳의 비참한 실상을 알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2008년 한 해에만 일본 전체에서 84,264 마리의 개들이 안락사를 당했다고 한다.
이것은 매일 230 마리의 개가 죽어가는 것으로, 시간 상으로 매 6분 마다 한 마리씩 목숨을 잃고있는 것이다.
당신의 손을 핥으며 쉴새없이 꼬리를 치는 그 동물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