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중순 무렵, 일주일 일정으로 라스베가스를 다녀왔다.
매년 이 맘 때면 길고 긴 뉴욕의 겨울을 피해 따뜻한 바람이 머무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곤 하는데
올해는 황량하고 거친 사막 위에 인간의 힘만으로 일구어낸 화려한 도시, 라스베가스를 찾은 것이다.
사실, 4년 전 LA 여행 때 이곳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출발을 앞두고 일으킨 아내의 갑작스런 복통에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LA 인근에만 머물다 돌아온 터라
이번에는 지난 여행에 대한 설욕전의 자세로, 서점에서 구입한 여행책에 밑줄까지 그어가며 사전공부에 만전을
기했다. 더불어 서부에 온 김에 인근에 자리한 데스밸리 Death Valley와 그랜드 캐년 Grand Canyon에서도 각각
1박을 하자는 원대한 포부를 세웠는데, 불확실한 숙박시설과 장거리 운전으로 인한 피로가 자칫 여행을 고행으로
만들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 밀려 이 계획은 당일치기로 데스밸리에만 다녀오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암튼, 우리가 탄 비행기는 뉴욕을 강타한 폭설을 잘도 피해 서부를 향해 날았다.
네바다 주의 겨울 기온은 대개 60℉~70℉(15℃~20℃) 사이라 한 낮에는 반팔을 입고 다닐 정도라는데
저녁 7시 무렵 도착한 라스베가스 McCarran 공항은 비가 내려서인지 예상 외로 추웠다.
서둘러 예약한 랜트카를 몰고 나서니 번화가에 자리한 호텔까지는 채 15분이 안 걸렸다.
1930년 대, 후버댐 건설을 시발로 개발된 라스베가스이니만큼 도심 전체가 완성된 형태를 이루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도심 속에서도 이곳 저곳 새롭게 짓고 허무는 건설 현장들을 심심치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빌딩이 최근 새롭게 개장한 'Aria 호텔'과 'Vdara 호텔'이 들어선 City Center 부지로
그 바로 옆에 분수쇼로 유명한 '벨라지오 호텔'이 신구의 조화를 이루며 자리하고 있다.
신구 모두를 경험하기 위해 우선 첫 호텔로 'Vdara'를 선택했는데, 콘도식으로 지어진 최신식 호텔이라
깨끗할 뿐 아니라, 사진에서 보이는 멋진 야경에 인터넷 서비스, 취사를 위한 도구까지 모든 것들이 만족스러웠다.
마침 라스베가스에 머물던 기간이 음력으로 새해(구정)가 포함된 시기라 호텔마다 새해를 테마로 꾸며졌는데
위에 보이는 사진처럼 색색의 등을 달거나, 엄청난 크기의 백호랑이 상을 만들고, 혹은 동양풍의 장식과 소품들로
한껏 그 분위기를 살려 방문자 누구나가 신나는 축제의 한 가운데 있는 듯한 느낌을 심어주고 있었다.
헌데, 그 이름을 굳이 'Chinese New Year'라고 부르는 것을 보니 적잖이 소외감이 인다.
예의 장식 역시 중국식 정원이나 중국 전통 복장의 대형 동상, 중국 한자로 치장된 휘장 등 온통 중국풍 일색이라
같은 음력설을 지내는 한국을 포함한 동양의 다른 국가들의 존재감이 규모의 거대함 앞에 사라지는 것만 같다.
뉴욕같은 동부의 큰 도시에서는 음력설을 특정 나라의 행사로 부르는 것에 대한 다른 민족들의 반대의견을 존중,
공식적으로 'Chinese New Year'가 아닌 'Asian Lunar New Year'라고 오래 전부터 명명하고 있다.
물론 이런 움직임이 중국으로선 달갑지 않겠지만, '일본해'가 아닌 '동해'의 표기만큼이나 이런 명칭의 올바른
사용은 내 나라의 자존감을 살림과 동시에 편향되지 않는 역사관과 국가관을 서양인들에게 심어줄 수가 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행정적인 노력 이외에도 우리의 설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문화적인 행사를 기획하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하나의 축제로서 자리매김시키고 서양인들의 뇌리에 각인시켜야만 한다.
위의 사진은 라스베가스의 유명 호텔 중 하나인 'Venetian' 내 쇼핑몰이다.
사진 상에 드러난 부분은 극히 일부로, 뒤로 보이는 건물같은 최고급 상점들이 넓은 건물의 부지 안에 가득 들어차
있으며, 아래 보이는 수로역시 수 많은 곤돌라가 유유자적 떠다닐 수 있을만큼 충분한 길이로 건물 사이를 흐르고
있다. 높은 천정에는 구름이 펼쳐진 하늘까지 그려넣어 왠만한 시골 노인들이라면 이곳이 실내인지 실외인지
분간하기 힘들만큼 그 규모와 비용 양면에서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는 곳이다.
그렇다면 이 베네티안 호텔을 짓는데 들어간 비용은 과연 얼마나 될까?
위키피디아에서 내용을 살펴보니 공사가 시작된지 3년만인 1999년에 개장된 이 호텔은 그 면적이 11,000 제곱미터에
객실 수만 4,049개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건물로, 건립 비용에만 우리돈으로 1조 7천억이 들어 갔다고 한다.
물론 이런 큰 돈을 마련하려면 은행의 융자를 받아야 하는데 이 정도 규모라면 그 하루 이자만 몇 십억원이 넘는
것이 정상이다. 정상적이고 일반적인 호텔 운영이라면 융자금액의 전체상환에만 몇 십년도 넘게 걸릴 테지만
라스베가스의 모든 호텔들은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기때문에 불과 몇 년 내에 모든 것을 해결해 낸다.
얼마나 많은 돈들이 이 도시에서 쓰여지고 있는지 쉽게 이해될 수 있는 대목이다.
위 사진은 두 번째로 묵었던 'Mandalay Bay Resort'인데 City Center의 호텔들 보다는 비교적 오래 전인
1990년대 후반에 지어진 건물로 역시 그 규모로 따지면 여느 호텔에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스케일을 자랑한다.
그 이름에서 연상되듯이 호텔 부지에 여러 개의 수영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겨울 시즌이라 따뜻한 온수를 채운 곳
하나만을 개장하고 있었다. 물론, 인공파도가 몰아치는 대형풀과 기타 다른 풀역시 이용하는 사람만 없을 뿐이지
24시간 물을 틀어 가동하고 있으며 조명 또한 밤 새 켜져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물 한방울이 귀한 사막에서 이렇게 쓰여지는 물들을 바라보면 이곳이 과연 사막인가 싶을 정도다.
재미없게 산다고 할지 몰라도 나는 술을 마시지 못하고 도박역시 즐기지 않는다.
술이야 태생적으로 몸이 받쳐주질 않아서이고, 도박은 일찍이 한글을 깨우치자 마자 할아버지께 민화투 사사를
받은 덕분인지 철이 듬과 동시에 모든 노름과 도박을 바람처럼 허황된 것으로 깨우친지 오래다.
그런 내가 라스베가스에 왔다는 것 자체가 어찌보면 넌센스일 수 있는데, 아마도 영화에서 보여지는 화려함이나
인간의 손으로 일구어낸 기적같은 말장난들이 적잖이 내 안에 신기루같은 환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왔던가 보다.
뉴욕의 생활 패턴때문인지 처음 며칠은 낮 시간 동안 맛있는 음식을 찾아 순례를 다니다 초저녁이면 갖가지
유명 쇼를 보는 것에 시간을 할애한 후, 밤이면 부리나케 호텔 방에 들어가 인터넷과 TV로 시간을 보내곤 하던 차,
토요일 밤, 용기를 내어 가장 번화한 라스베가스 스트립을 걷게 되었는데 거리에 술병을 들고 삼삼오오 떼를 지어
휘청대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것을 보니 뭔가 알 수 없는 원죄의식같은 것이 온 몸으로 펴져가기 시작했다.
사실 대부분 미국의 모든 주에서 실내가 아닌 곳에서의 음주는 금지된다.
그 욕구를 주체할 수 없는 사람의 경우 종이 봉지에 술 병을 감싼채 홀짝 홀짝 구석에서 먹는 경우는 봤어도
라스베가스처럼 거리를 걸으며 술을 마시거나 카지노라도 그렇게 실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는 것을
목도한 적이 없는 나로서는 흡사 이곳이 창세기에 나오는 소돔이나 고모라가 아닐까 쉽게 연상되었다.
금새라도 땅이 갈라지고 유황불이 하늘에서 떨어진다해도 납득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Sin City, Las Vegas
라스베가스는 그 어느 것 하나도 생산해 내는 것이 없는 도시다.
오로지 소비를 위해 설계되고 만들어진 도시로, 이곳에서 유통되는 모든 것들이 타주나 타국에서 만들어져
소비를 갈구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곳으로 보내진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 역시 더 큰 부를 꿈꾸며 이곳에 모이지만
이내 대부분 지닌 것 조차 모두 잃고 이곳을 떠나간다. 그런 그들이 열망하고 갈구하는 욕구는 대개 일차원적이고
원시적인 형태를 띄며 쉽게 배설되어 휘발성 물질처럼 아무 것도 남기지 않고 이곳에서 사라진다.
라스베가스의 어느 상점에 걸린 티셔츠에서 재미난 문구 하나를 발견했다.
변기 위에 앉아 볼 일을 보는 남자의 그림 아래로 아래와 같은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He is the only one who knows what he is doing in Las Vegas"
매년 이 맘 때면 길고 긴 뉴욕의 겨울을 피해 따뜻한 바람이 머무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곤 하는데
올해는 황량하고 거친 사막 위에 인간의 힘만으로 일구어낸 화려한 도시, 라스베가스를 찾은 것이다.
사실, 4년 전 LA 여행 때 이곳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출발을 앞두고 일으킨 아내의 갑작스런 복통에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LA 인근에만 머물다 돌아온 터라
이번에는 지난 여행에 대한 설욕전의 자세로, 서점에서 구입한 여행책에 밑줄까지 그어가며 사전공부에 만전을
기했다. 더불어 서부에 온 김에 인근에 자리한 데스밸리 Death Valley와 그랜드 캐년 Grand Canyon에서도 각각
1박을 하자는 원대한 포부를 세웠는데, 불확실한 숙박시설과 장거리 운전으로 인한 피로가 자칫 여행을 고행으로
만들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 밀려 이 계획은 당일치기로 데스밸리에만 다녀오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암튼, 우리가 탄 비행기는 뉴욕을 강타한 폭설을 잘도 피해 서부를 향해 날았다.
네바다 주의 겨울 기온은 대개 60℉~70℉(15℃~20℃) 사이라 한 낮에는 반팔을 입고 다닐 정도라는데
저녁 7시 무렵 도착한 라스베가스 McCarran 공항은 비가 내려서인지 예상 외로 추웠다.
서둘러 예약한 랜트카를 몰고 나서니 번화가에 자리한 호텔까지는 채 15분이 안 걸렸다.
1930년 대, 후버댐 건설을 시발로 개발된 라스베가스이니만큼 도심 전체가 완성된 형태를 이루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도심 속에서도 이곳 저곳 새롭게 짓고 허무는 건설 현장들을 심심치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빌딩이 최근 새롭게 개장한 'Aria 호텔'과 'Vdara 호텔'이 들어선 City Center 부지로
그 바로 옆에 분수쇼로 유명한 '벨라지오 호텔'이 신구의 조화를 이루며 자리하고 있다.
신구 모두를 경험하기 위해 우선 첫 호텔로 'Vdara'를 선택했는데, 콘도식으로 지어진 최신식 호텔이라
깨끗할 뿐 아니라, 사진에서 보이는 멋진 야경에 인터넷 서비스, 취사를 위한 도구까지 모든 것들이 만족스러웠다.
마침 라스베가스에 머물던 기간이 음력으로 새해(구정)가 포함된 시기라 호텔마다 새해를 테마로 꾸며졌는데
위에 보이는 사진처럼 색색의 등을 달거나, 엄청난 크기의 백호랑이 상을 만들고, 혹은 동양풍의 장식과 소품들로
한껏 그 분위기를 살려 방문자 누구나가 신나는 축제의 한 가운데 있는 듯한 느낌을 심어주고 있었다.
헌데, 그 이름을 굳이 'Chinese New Year'라고 부르는 것을 보니 적잖이 소외감이 인다.
예의 장식 역시 중국식 정원이나 중국 전통 복장의 대형 동상, 중국 한자로 치장된 휘장 등 온통 중국풍 일색이라
같은 음력설을 지내는 한국을 포함한 동양의 다른 국가들의 존재감이 규모의 거대함 앞에 사라지는 것만 같다.
뉴욕같은 동부의 큰 도시에서는 음력설을 특정 나라의 행사로 부르는 것에 대한 다른 민족들의 반대의견을 존중,
공식적으로 'Chinese New Year'가 아닌 'Asian Lunar New Year'라고 오래 전부터 명명하고 있다.
물론 이런 움직임이 중국으로선 달갑지 않겠지만, '일본해'가 아닌 '동해'의 표기만큼이나 이런 명칭의 올바른
사용은 내 나라의 자존감을 살림과 동시에 편향되지 않는 역사관과 국가관을 서양인들에게 심어줄 수가 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행정적인 노력 이외에도 우리의 설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문화적인 행사를 기획하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하나의 축제로서 자리매김시키고 서양인들의 뇌리에 각인시켜야만 한다.
위의 사진은 라스베가스의 유명 호텔 중 하나인 'Venetian' 내 쇼핑몰이다.
사진 상에 드러난 부분은 극히 일부로, 뒤로 보이는 건물같은 최고급 상점들이 넓은 건물의 부지 안에 가득 들어차
있으며, 아래 보이는 수로역시 수 많은 곤돌라가 유유자적 떠다닐 수 있을만큼 충분한 길이로 건물 사이를 흐르고
있다. 높은 천정에는 구름이 펼쳐진 하늘까지 그려넣어 왠만한 시골 노인들이라면 이곳이 실내인지 실외인지
분간하기 힘들만큼 그 규모와 비용 양면에서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는 곳이다.
그렇다면 이 베네티안 호텔을 짓는데 들어간 비용은 과연 얼마나 될까?
위키피디아에서 내용을 살펴보니 공사가 시작된지 3년만인 1999년에 개장된 이 호텔은 그 면적이 11,000 제곱미터에
객실 수만 4,049개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건물로, 건립 비용에만 우리돈으로 1조 7천억이 들어 갔다고 한다.
물론 이런 큰 돈을 마련하려면 은행의 융자를 받아야 하는데 이 정도 규모라면 그 하루 이자만 몇 십억원이 넘는
것이 정상이다. 정상적이고 일반적인 호텔 운영이라면 융자금액의 전체상환에만 몇 십년도 넘게 걸릴 테지만
라스베가스의 모든 호텔들은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기때문에 불과 몇 년 내에 모든 것을 해결해 낸다.
얼마나 많은 돈들이 이 도시에서 쓰여지고 있는지 쉽게 이해될 수 있는 대목이다.
위 사진은 두 번째로 묵었던 'Mandalay Bay Resort'인데 City Center의 호텔들 보다는 비교적 오래 전인
1990년대 후반에 지어진 건물로 역시 그 규모로 따지면 여느 호텔에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스케일을 자랑한다.
그 이름에서 연상되듯이 호텔 부지에 여러 개의 수영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겨울 시즌이라 따뜻한 온수를 채운 곳
하나만을 개장하고 있었다. 물론, 인공파도가 몰아치는 대형풀과 기타 다른 풀역시 이용하는 사람만 없을 뿐이지
24시간 물을 틀어 가동하고 있으며 조명 또한 밤 새 켜져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물 한방울이 귀한 사막에서 이렇게 쓰여지는 물들을 바라보면 이곳이 과연 사막인가 싶을 정도다.
.
.
.
.
.
재미없게 산다고 할지 몰라도 나는 술을 마시지 못하고 도박역시 즐기지 않는다.
술이야 태생적으로 몸이 받쳐주질 않아서이고, 도박은 일찍이 한글을 깨우치자 마자 할아버지께 민화투 사사를
받은 덕분인지 철이 듬과 동시에 모든 노름과 도박을 바람처럼 허황된 것으로 깨우친지 오래다.
그런 내가 라스베가스에 왔다는 것 자체가 어찌보면 넌센스일 수 있는데, 아마도 영화에서 보여지는 화려함이나
인간의 손으로 일구어낸 기적같은 말장난들이 적잖이 내 안에 신기루같은 환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왔던가 보다.
뉴욕의 생활 패턴때문인지 처음 며칠은 낮 시간 동안 맛있는 음식을 찾아 순례를 다니다 초저녁이면 갖가지
유명 쇼를 보는 것에 시간을 할애한 후, 밤이면 부리나케 호텔 방에 들어가 인터넷과 TV로 시간을 보내곤 하던 차,
토요일 밤, 용기를 내어 가장 번화한 라스베가스 스트립을 걷게 되었는데 거리에 술병을 들고 삼삼오오 떼를 지어
휘청대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것을 보니 뭔가 알 수 없는 원죄의식같은 것이 온 몸으로 펴져가기 시작했다.
사실 대부분 미국의 모든 주에서 실내가 아닌 곳에서의 음주는 금지된다.
그 욕구를 주체할 수 없는 사람의 경우 종이 봉지에 술 병을 감싼채 홀짝 홀짝 구석에서 먹는 경우는 봤어도
라스베가스처럼 거리를 걸으며 술을 마시거나 카지노라도 그렇게 실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는 것을
목도한 적이 없는 나로서는 흡사 이곳이 창세기에 나오는 소돔이나 고모라가 아닐까 쉽게 연상되었다.
금새라도 땅이 갈라지고 유황불이 하늘에서 떨어진다해도 납득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Sin City, Las Vegas
라스베가스는 그 어느 것 하나도 생산해 내는 것이 없는 도시다.
오로지 소비를 위해 설계되고 만들어진 도시로, 이곳에서 유통되는 모든 것들이 타주나 타국에서 만들어져
소비를 갈구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곳으로 보내진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 역시 더 큰 부를 꿈꾸며 이곳에 모이지만
이내 대부분 지닌 것 조차 모두 잃고 이곳을 떠나간다. 그런 그들이 열망하고 갈구하는 욕구는 대개 일차원적이고
원시적인 형태를 띄며 쉽게 배설되어 휘발성 물질처럼 아무 것도 남기지 않고 이곳에서 사라진다.
라스베가스의 어느 상점에 걸린 티셔츠에서 재미난 문구 하나를 발견했다.
변기 위에 앉아 볼 일을 보는 남자의 그림 아래로 아래와 같은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He is the only one who knows what he is doing in Las Veg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