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발견2009. 5. 22. 10:47
지하철을 타기 위해 167가역 승강장에 서있는데 한쪽 벽면이 각종 포스터로 가득하다.
열차 기다리는 시간을 죽일 요량으로 쭉 따라 걸으며 하나하나 둘러보는데, 그 중 하나가 쏙 들어온다.
비주얼이 큼지막한데다 언뜻 여자가 코피를 흘리는 사진이라 쉽게 호기심이 발동했나보다.



어, 가까이 다가가니 코에서 흐르는 것은 피가 아니라 한줄의 문구였다.
          38% of battered women will be victimized again within six months.         
가정폭력에 희생되는 여성에 대해 그 재발에 대한 위험성을 일깨우는 일종의 공익광고인 셈인데,
우리로 치면 각종 민원을 해결해주는 전화번호 311이 그 아래 적혀있고 비상시를 대비한 911도 작게 인쇄되어있다. 



공익적인 목적을 가진 홍보물이나 매체물은 되도록 간단하며 직접적이고 쉬울수록 좋다.
금연 캠페인을 하는데 있어 타르가 몇 퍼센트니 폐암에 걸릴 확률이 몇 배에 달한다는 표현은 적어도
뉴욕타임즈를 읽는 사람들을 상대로 할게 아니라면 사치다. 그만큼 쉽게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런 종류(금지약품, 성병, 폭력 등)의 계몽 대상이 되는 이들은 비교적 교육적 혜택이 적은 사회적 약자층이 많기 
때문에 보는 순간 그들의 시선을 사로잡아야 하며, 몇 초 안에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바로 이해시켜야만 한다.

그런 점에서 위의 가정폭력에 대한 포스터는 시선을 끄는 강한 비주얼과 짧으면서 정보 전달력이 강한 문구,
그리고 두 요소를 통한 쉬운 의미전달까지 잘 갖추고 있다.
이런 크리에이티브한 작품을 길거리에서 만나는 건 참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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